"박사인데 백수?"… 학위가 보장하지 않는 현실
학문적 열정 vs. 냉혹한 노동시장, 박사 진학 다시 생각해봐야
"박사까지 했는데, 일자리가 없다면?"
고학력일수록 안정적인 커리어를 보장받을 거라는 기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 10명 중 3명은 취업하지 못했다. 어렵게 취업해도 절반가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박사 학위, 취업률 70%… 나머지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8월과 2024년 2월 박사 학위 취득자 중 현재 취업했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70.4%였다. 반면, 26.6%는 실업 상태이며, 3.0%는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최고치로, 박사 학위 소지자의 취업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박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들 중 47.7%가 무직 상태였으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성별로는 여성 박사의 무직률(33.1%)이 남성(27.4%)보다 높았다.
전공 따라 극과 극… 연봉도 격차 커
취업률은 전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 무직 비율이 높은 전공:
- 예술·인문학 (40.1%)
- 자연과학·수학·통계학 (37.7%)
- 사회과학·언론·정보학 (33.1%)
- 취업이 비교적 원활한 전공:
- 보건·복지 (20.9%)
- 교육 (21.7%)
- 경영·행정·법 (23.9%)
취업하더라도 연봉 수준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 중 27.6%가 연봉 2000만~4000만원 미만을 받는다고 답했다. 박사 학위 취득자 중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 경우는 14.4%에 불과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연봉 차이도 두드러졌다. 연봉 1억 원 이상을 받는 비율은 남성 박사(18.7%)가 여성 박사(7.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반대로 2000만원 미만의 낮은 연봉을 받는 비율은 여성(17.3%)이 남성(6.6%)보다 월등히 높았다.
박사 학위,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학위를 취득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학문적 열정을 바탕으로 한 연구자가 되려는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박사 과정은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니라 ‘기회 비용’이 될 수도 있다.
박사 진학 전 고려해야 할 점:
- 내 연구가 실제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 해당 전공의 취업률과 연봉 수준은 어떤가?
- 실무 경험 없이 학위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
- 졸업 후 현실적인 커리어 플랜을 갖고 있는가?
대학원만이 답은 아니다
고학력자라고 해서 반드시 높은 연봉과 안정된 커리어를 보장받는 시대는 지났다. 연구직이 목표가 아니라면, 박사 과정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 취업, 해외 진출, 창업 등 보다 넓은 시야로 커리어를 설계해야 한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기보다, 냉정하게 자신의 미래를 점검하고 실질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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